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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곡표

2019년 3월31일 작성일 2019.03.04

예수께서 본디오 빌라도에게 재판을 받으신 곳으로부터 십자가에서 처형당하신 골고다언덕까지의 거리는 약 800m 정도가 됩니다. 바위가 뒤 덥힌 언덕길, 피와 땀을 흘리며 무거운 십자가를 질질 끌고 가시다 수차례 넘어지기도 하셨던 그 길은 고난의 길이라 할 수 있습니다. 14세기 프란치스코 수도사들은 이 길을 걸으며 예수의 고난을 묵상했고, 그러다가 성서와 민간전설을 근거로 14곳의 의미 있는 지점을 찾아냈습니다. 18세기에 이 14개의 지점을 지나는 길을 공식적으로 ‘Via crucis’, 우리말로 십자가의 길이라 부르게 되었습니다.

작곡가 리스트가 68세인 1879년에 완성시킨 Via crucis(십자가의 길)'은 이 고난의 길을 묘사한, 리스트의 대표적인 종교음악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오늘 이 음악을 들으며 고난의 십자가의 길을 함께 걸어보겠습니다.

- 첫 번째 곡은 일종의 서곡이라 할 수 있는 느리고 웅장한 합창입니다. ‘Vexilla regis prodeunt(지옥의 왕의 깃발이 다가온다라는 그레고리안성가의 멜로디를 사용하였습니다.

 

- 14지점 중 첫 번째 지점은 예수께서 재판을 받은 본디오 빌라도 재판정입니다. 이곳은 헤롯왕이 그의 친구 마가 안토니를 위해 지은 안토니아 성채 내에 있습니다. 당시 총독 빌라도는 유월절 기간 동안에 자주 일어났던 반() 로마 시위를 진압하기 위하여 이곳에 머물고 있었습니다. 지금은 여기에 선고교회 (Church of Condemnation)가 서 있습니다. 첫 번째 지점을 위한 음악은 피아노 연주와 예수께서 죽음을 선고받으셨다라는 베이스의 선고입니다. 두 번째 지점은 로마 군사들이 예수에게 가시관을 씌우고 홍포를 입혀 희롱한 곳입니다. 이곳으로부터 도시의 거리를 지나 골고다로 향했으며, 수많은 군중들이 예수를 조롱했습니다. 빌라도는 십자가를 메고 나오는 예수를 보고 요한복음 19:5에 의하면, “, 이 사람이오라고 말했습니다. 곡의 제목은 <예수께서 십자가를 지심>, 피아노 연주 마지막 부분에 바리톤이 Ave, ave crux!(존귀하다, 존귀하다 십자가여) 라고 노래합니다.

 

- 세 번째 지점은 예수께서 십자가를 지고 가다 처음 쓰러지신 곳입니다. 1856년에 이곳에 작은 아르메니안 정교회가 세워졌습니다. 리스트의 음악은 예수께서 넘어지셨다라고 남성이 노래하면 이어서 여성이 주 예수님 높이 달린 십자가 곁에 어머니 계셔 비통하게 우시네라는 유명한 stabat mater의 선율을 노래합니다. 네 번째 지점은 예수께서 슬퍼하는 어머니 마리아를 만난 곳입니다. <예수 어머니를 만나다>, 피아노로만 연주됩니다.

 

- 다섯 번째 지점은 구레네 사람 시몬이 예수의 십자가를 떠맡은 지점입니다. 1895년에 프란시스칸 교단의 교회가 세워졌습니다. 다섯 번째 지점을 위한 곡 <구레네 시몬이 예수님의 십자가 짐>은 피아노로 연주됩니다. 그리고 여섯 번째 지점은 성 베로니카(St. Veronica) 여인이 물수건으로 예수의 얼굴을 닦아 주었다는 곳입니다. 돌려받은 손수건에 예수의 얼굴이 새겨졌다는 전설이 생겨났는데요, 이를 의식한 리스트는 이 지점을 위한 음악에 J. S. Bach가 만든 개신교의 회중찬송 <오 거룩하신 주님, 그 상하신 머리>를 사용했습니다. 1882년에 그리스정교회는 이 지점에 기념교회를 세웠습니다.

 

- 일곱 번째 지점은 예수께서 두 번째로 쓰러진 곳으로, 히브리서 13:12~13에 의하면 당시에는 성 밖으로 이어지는 문이 있었다고 합니다. 1875년에 이곳에 두 개의 예배당이 세워졌습니다. 이 지점의 음악은 첫 번째로 넘어지셨던 제3지점과 같은 음악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여덟 번째 지점은 누가복음 23:28말씀대로 예수께서 "예루살렘의 딸들아 나를 위하여 울지 말고 너희 자녀를 위하여 울라" 라고 말씀하신 곳입니다. 피아노전주 후에 성서에 기록된 예수님의 말씀, 그리고 이어지는 피아노 후주의 리듬은 마치 멘델스존의 축혼행진곡을 비장하게 연주하는 느낌이 듭니다.

 

- 9지점은 예수께서 세 번째로 쓰러진 곳으로, 콥틱교회가 서있습니다. 콥틱교회란 이집트에서 자생적으로 발전한 기독교입니다. 동방정교회에 속해있으며, 예수님이 오직 신성만 가지고 있다고 믿는 교리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음악은 넘어지셨던 제3지점 및 제7지점과 같은 음악입니다. 10지점은 요한복음 19:23~24에 의하면 예수님의 옷이 벗겨진 지점입니다. 반음계가 가득한 피아노로 연주됩니다.

 

- 11번 지점은 누가복음 23:33에 의하면 예수께서 십자가에 못박히신 곳입니다. 음악은 남성제창으로 여섯 번 십자가에 달리셨다라고 노래합니다. 12번 지점은 마태복음 27:45~51 말씀대로 예수께서 숨을 거두신 지점입니다. 음악은 바리톤이 예수님의 목소리로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아버지여 내 영혼 당신의 손에 부탁하나이다”, 그리고 다 이루었다는 예수님의 말씀을 노래합니다. 이어서 혼성합창으로 개신교의 회중찬송 “O Traurigkeit, O Herzeleit(오 슬픔이여, 오 아픈 가슴이여)”를 노래합니다. 이 회중찬송은 J. 브람스가 코랄전주곡과 푸가로 편곡하기도 한 찬송입니다.

 

- 13번 지점은 마태복음 27:59에 의하면 아리마대 요셉이 예수의 시신을 내려놓은 지점입니다. 음악은 <제자들이 예수의 시신을 십자가에서 내림>이라는 기악곡입니다. 이 작품에서 기악은 오르간과 피아노로 편성되었고, 오르간 또는 피아노만으로 연주되기도 합니다. 마지막 제14지점은 마태복음 27:60~61에 기록된 대로 아리마대 요셉이 자기의 무덤에 예수를 장사 지낸 곳입니다. <예수 무덤에 묻히시다>, 메조소프라노와 합창의 응답송입니다. 반주는 좀 현대적인 리듬을 가졌습니다.

 

- 리스트의 오라토리오 "Christus" 중에서 겟세마네 동산의 기도를 듣겠습니다. “내 마음이 매우 고민하여 죽게 되었으니 너희는 여기 머물러 나와 함께 깨어 있으라베드로, 야고보 그리고 요한에게 하신 말씀이죠. 이어서 아버지여 이 잔을 내게서 지나가게 하소서 그러나 내 뜻대로 마옵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하소서라는 기도를 들으시며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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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 정보

성곡을 찾아서
주 21:00~22:00
제작 / 진행 김준곤

클래식 음악 중 교회 음악을 소개하는 교회음악 프로그램